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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선 제 이름을 불러줬어요” — 600명의 이웃을 초대한 하룻밤

2026-05-29


2025년 11월 23일 주일, 삼일교회의 불은 밤이 깊도록 꺼지지 않았습니다. 서울역과 쪽방촌에서 찾아온 600여 명의 이웃이 '손님'으로 초대받은 날. 작년에 이어 두 번째로 차린 잔치, '더 잔치'의 밤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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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600여 명이 들어찬 본당. 봉사자들이 준비한 무언극 '생명 탄생'이 무대에 올랐습니다.


11월의 해는 일찍 저뭅니다. 오후 4시, 서울역·남대문·용산역·영등포 쪽방촌에서 셔틀버스가 한 대씩 교회 마당으로 들어섰습니다. 차에서 내린 분들의 가슴에는 이름이 적힌 명찰이 하나씩 달렸습니다. 이날 이곳에서 누구도 '노숙인'으로 불리지 않았습니다. 우리는 그분들을 손님이라 부르고, 한 분 한 분의 이름을 불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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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목마른 자도 올 것이요, 또 원하는 자는 값없이 생명수를 받으라."(요한계시록 22:17) 올해 주제는 '더 잔치 — 두 번째 이야기'였습니다.


이름을 부르는 환대


로비에 들어서면 커다란 종이꽃으로 꾸민 포토존이 손님들을 맞았습니다. 즉석사진 한 장을 손에 쥐여 드리면, 멋쩍어하던 표정이 어느새 환해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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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름을 부르며 맞이한 로비 환대 데스크.


머리를 다듬는 미용 부스, 몸을 살피는 의료·치과 부스, 빚과 법률 문제를 함께 푸는 상담 부스가 종일 문을 열었습니다. 손님들은 테이블 리더와 둘러앉아 건강체조로 몸을 풀고, 보드게임을 하고, 빈 에코백에 그림을 그려 자기만의 가방을 만들었습니다. 마당에서는 버스킹과 율동이, 예배홀에서는 작은 음악회가 손님들을 쉬게 했습니다.


"첫 노숙인 사역이었습니다. 물질적인 것에만 관심을 보이시지 않을까 했는데, 그렇지 않아서 제 편견이 깨졌습니다." — 봉사자 후기


함께 둘러앉은 저녁상


지하식당의 저녁상에는 전복 삼계탕이 올랐습니다. 따뜻한 국물 한 그릇을 정성껏 퍼 나르는 동안, 식당은 "감사합니다"라는 인사로 가득 찼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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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 사람을 위한 따뜻한 한 끼, 전복 삼계탕 저녁 배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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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손님 곁에 나란히 앉아 이야기를 나누는 봉사자들.


"배식을 하며 '감사합니다'라는 말을 들었을 때, 저도 주님의 일에 동참하고 있다는 게 감사했습니다." — 봉사자 후기


어두워질수록 더 환했던 밤


저녁이 깊어지자 잔치는 본당으로 옮겨졌습니다. 악기 연주와 독창, 판소리가 어우러진 음악회와 무언극이 무대를 채웠고, 헤세드의 한 해를 담은 영상이 흐른 뒤 송태근 담임목사님의 말씀이 이어졌습니다.


예배의 마지막은 '불빛 축복 찬양'이었습니다. 어두워진 본당에 작은 불빛이 하나둘 켜지고, 그 빛이 서로를 비추며 한 사람 한 사람을 축복했습니다. 돌아가시는 길에는 새 옷과 비타민, 로로카페 밤마들렌이 담긴 선물 꾸러미가 안겼습니다.



하룻밤이 남긴 약속


이날 100여 명의 봉사자가 손님 한 분 한 분을 섬겼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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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현장에 마련된 봉사자·후원 상담 데스크. 이날의 환대가 새로운 동행으로 이어졌습니다.


"손에는 손가락, 발에는 발가락이 있어 완성되듯, 한 사람 한 사람이 있었기에 이 잔치가 빛났습니다." — 봉사자 후기


잔치는 하루로 끝나지 않았습니다. 헤세드의 밤을 계기로 더 많은 분들이 거리의 이웃과 한 해를 함께 걷겠다며 손을 내밀어 주셨습니다. 한 끼의 식사와 하룻밤의 잔치를 넘어, 이웃의 내일을 함께 책임지겠다는 마음이 그만큼 자랐습니다.


짐을 잃어버리고도 화내지 않으시던 분, 영접 기도를 끝까지 따라 하시던 분, "고맙다"를 몇 번이고 건네시던 분. 그 얼굴들을 헤세드는 잊지 않습니다.


당신의 한 끼가, 한 사람의 내일이 됩니다


거리의 이웃에게 필요한 건 하루치의 음식이 아니라, 곁에 있어 주는 사람입니다. 작은 정성으로, 서울역과 쪽방촌의 이웃 곁에 

함께 서 주세요.


글·정리 | 사회복지법인 헤세드 사무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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